길상(吉祥)
집과 꽃에 깃든 소망
제미영 개인전
Je mi young
Solo Exihibition
2015. 3. 12 (화) — 3. 27 (금)
아트스페이스 스칼라티움
Art Space Scalatium
서울특별시 마포구 월드컵로 240
서울월드컵경기장 (2F)
작가노트
가정을 가지는 것도, 가정을 지켜나가는 것도 너무나 힘들고 버거운 세상인 것 같다. 가정을 꾸리는 것은 집이라는 공간안에서 이루어진다. 그리고 가정과 더불어 집이라는 공간을 가지는 것도 그 집을 유지하는 것도 힘겨운 세상이다. 서로를 아끼고 보살피고 사랑한다는 건 마음이 움직이는 것이다. 그러한 마음이 가정이라는 작은 공동체를 유지하게 하고 집이라는 공간을 의미있게 만들어내는 힘일 것이다. 옛사람들의 믿음처럼 꽃이라는 존재가 그러한 풍요로운 마음을 만드는데 일조하는 길상이라면 나는 그 꽃을 우리의 세상속으로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싶다.
가(家)화(和)만(萬)사(事)성(成)은 화목한 가정을 꾸리면 만사가 잘 된다는 축원의 의미로도 많이 쓰이는 글귀이다. 가족의 안녕과 건강을 살핌으로써 가정이 평안하고 행복해진다는 말이다. 힘겨운 세상속에 진정한 가족애를 담고 있는 가치있는 말이란 생각이 든다. 나는 가(家)화(花)만(萬)사(事)성(成) 즉, 집안에 꽃이 가득하면 가정이 화목해진다는 의미로 글귀를 바꾸어 보았다. 꽃이 주는 강한 생명력과 정서적인 안정, 마음을 치유하게 만드는 힘은 놀라움을 넘어 경이로움을 주기도 한다. 사람들은 꽃으로 인생을 비유하고 사랑을 노래하기도 한다. 민화속에 등장하는 꽃은 길상(吉詳)이라 하여 번영, 장수, 다산, 다복, 부귀, 부부화합, 출세, 남녀간의 사랑 등 다양한 상징으로 쓰여졌다. 그 중에서도 모란은 부귀, 연꽃은 진흙속에서도 피는 아름다운 꽃으로 강한 생명력을 의미한다. 꽃과 함께 자주 등장하는 물고기는 다산과 풍요를 상징하여 가정의 행복을 소망하는 길상으로 역할하였다.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에게 집(家)과 꽃(花)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이야기하고 싶었다. 누구에게나 있지만 또한 갖기 힘든 집, 편안함이 있지만 열망인 집.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도시풍경 속에 자리한 집은 민화 속에서 길상으로 대변되는 소망과 열망의 상징인 꽃으로 장식된다. 사람들에게 집과 꽃은 소망이며 열망이다.
각박한 세상속에서 집이라는 공간에 담긴 삶의 희망과 열망은 그림속 점자로 다시한번 강조되고 있다. 명확히 보이거나 읽히지는 않는 점자지만 그 속에 담겨있는 메시지는 희망적이다.우리의 삶도 그리운 집처럼 따뜻하고 화사한 꽃처럼 아름다울 수 있다고 기대하며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비록 그림속 풍경이고, 만들어진 꽃일지라도.
2015. 제미영
Profile
제 미 영 (諸 美 英) / Je mi-young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동양화과 졸업
홍익대학교 예술대학 동양화과 졸업
동아대학교 예술대학 서양화과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