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싱가포르에서 그림 그리는 팽수진입니다.
8년전, 민화를 만난 이후 전통의 색과 한지의 편안한 아름다움에 반했습니다.
그림 내면에 담긴 길상의 의미를 이해하며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의 요소들이 간절하게 담겨 있음을 알았습니다.
모두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그런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제 그림은 크게 세 부문으로 구분됩니다.
1. 창작부문
길상의 요소를 현대의 삶에 반추하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2. 전통채색화 & 민화부문
한지의 따스함과 다양한 색감의 조화, 그 아름다운 전통의 미감을 현대에 전하는 그림입니다.
3. 추상부문
HAPPINESS시리즈, 길상의 추상적 형태로 표현해보고 있습니다.
1. 창작부문
길상의 요소를 현대의 삶에 반추하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포도가 있는 풍경 II는 나의 현재성을 담고 있다. 고국에 대한 나의 그리움을 달 항아리와 포도와 포도밭의 달밤에 담아냈다.
내 마음의 서가에 내가 가장 사랑하는 작품 두 점을 장식했다.
도슨트로 활동 중인 싱가포르 아시아 문명 박물관의 대표 유물인 ‘Bunner’와 리움에서 보았던 참기름 얼룩이 뭉근히 배어든 ‘달 항아리’ 그리고 거기에 꽂혀있는 화초들. 동남아시아의 대표 화초인 극락조이다.
싱가포르에 살고 있는 나는 한국인의 몸을 가지고 이국의 문화를 채워가는 저 달항아리 같다.
나에게 7월은 이육사 시인의 청포도가 익어가는 계절이다.
그림 속에 시인의 마음을 담고 시인에 대한 내 존경의 마음을 금빛으로 담아냈다.
모노와 컬러의 조화는 뼈아픈 과거의 역사를 지나서도 발전하고 있는 우리 민족의 강인한 정신성과 황금빛 번영을 상징한다.
민화를 ‘길상’이라고 숙고한 후, 행운의 에너지라 해석했다.
정중동 하다가도 역동하는 에너지로 존재한다고 상상해 본다.
어느 신비한 계곡에서 생명력 넘치는 긍정의 이온이 피어난다.
나의 상상 속 “길상계곡” 은 길상의 에너지가 생성되고 신비로운 동물들의 생태계이다. 길상은 때를 준비하는 누군가에게 다가간다고 한다.
우리를 빛나게 할 신비한 기운들이 음이온처럼 피어나는 나의 길상계곡에서 도상들은 스탠바이 중이다. 때를 기다리는 당신에게 출격할 준비를 하면서…
해와 달이 동시에 존재하는 신비의 시간이다.
마치, 꿈꾸는 모든 이가 때를 준비하듯 웅크린 열망이 기지개를 피우기 직전이다.
절대권력자만이 가질 수 있는 일월오봉도를 작업하던 중, 문득 다섯 봉오리가 웅크린 호랑이의 등처럼 보였다.
벚꽃처럼 만개한 모두의 소망들, 움 쿠린 그대여, 이제 당신의 찬란한 봄날을 준비하라.
*호피 시리즈 중 첫 번째 작업으로 두번째는 <코비드아웃/2020>이 있다.
2020년 1월, 코로나(COVID-19)가 시작되었다.
그해 겨울이 되어도 세상은 코로나로 뒤덮여 있었다.
코로나의 확산 속에 모두가 지쳐갈 즈음, 난 호피를 치던 와중, 모두의 소망을 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새겨진 <코로나 아웃>은 갈색 호피로 새겨져 벽사와 회생의 소망을 담게 되었다.
*이 작업은 2020 겨울의 작업입니다. 현재 2022년 7월, 변이된 코로나는 여전히 공생 중이다.
2. 전통채색화 & 민화
한지의 따스함과 다양한 색감의 조화, 그 아름다운 전통의 미감을 현대에 전하는 그림입니다.
십장생도의 작업과정은 내적 성장을 이끌어준 작업이었다.
붓질 내내 부모님과 함께 걷던 제주도 장생의 숲을 추억했다.
부모님께 선물하려던 마음 덕인지 작가로서 첫발을 내딛게 해준 고마운 작업이다.
호랑이의 기운과 그림 작업에 대한 나의 마음을 확인해 준 작업입니다.
인내와 끈기를 체험하며 한 단계 성장시켜준 의미 있는 작업이다.
가정의 화평을 기원하는 화병도 화평=화병, 발음의 유사성은 민화에 담긴 의미 해석에 좋은 상징적 요소이다.
꽃병 그림은 집안을 아름답게 장식할 뿐 아니라, 가정을 평안하고 행복하게 꾸리려는 바람이 깃들어 있다.
화조 도는 꽃과 새를 담고 있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을 을 추구한 동양의 정신이 담긴 장식화이다.
원앙과 앵무새는 부부화합, 오리는 장원급제, 금계와 모란은 부귀영화, 연꽃, 원추리, 꿩, 공작은 출세, 석류 꽃은 다산, 학과 복숭아꽃은 장수를 뜻한다고 한다.
3. 추상부문
나의 추상 시리즈는 형태 없는 즐거움의 감정들을 시각화합니다.
바쁘고 조밀한 현대의 삶 속에서 빛처럼 발산하는 행복의 가치를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비록 그 빛이 약해 보여도 삶을 살게 하는 아름다운 동력이 된다는 것을요.
형태는 없지만 분명 존재하는 그 긍정의 감정들을 ‘추상’이라는 형태를 빌어 표현하고 있습니다.
2020년 십장생도가 최우수상을 탄 이후, 나의 나날들은 평소보다 몇 배의 기쁨과 행복감으로 가득했다.
큰 작업이 끝나면 쉬어가며 힐링하는 작은 작업의 시리즈다. 다음 작업으로 넘어가기 전 리프레시 또는 리셋의 역할을 한다.
한지와 분채 작업만으로 느낄 수 없는 다양한 텍스트와 손작업은 마음을 새로이 집중시키고 작업 그 자체의 또 다른 즐거움을 발산한다.
콜라주 작업들은 그 시기에 그려진 그림으로 기쁨과 즐거움과 감사함으로 가득한 아름다운 세상에 대한 나의 들뜬 마음의 분출이다.
누구에게나 환희의 순간은 다가온다.
Artist
팽 수 진 / PENG, SU JIN
상명대학교 디자인대학 시각디자인학 전공
민수회 회원
(사)한국민화진흥협회 회원
SAMA 싱가포르 민화협회 회원
싱가포르 거주
Singapore Art Museum및 Asian Civilizations Museum도슨트로 활동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