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선 영
‘어른들 옛 말이 틀린 게 하나 없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10대와 20대엔 그저 의미없이 흘러가는 말이었는데, 어느 순간 끄덕이며 그 말이 맞았구나 체감하게 됩니다.
살아가며 하나 하나 깨닫는 삶, 그 안에서의 두려움과 막연함을 느낄 때서야 옛 어른의 경험치를 공감하게 된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하지만,우리 모두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삶의 불확실성 앞에서 우리들에게 복을 부르는그림-전통채색화는 위안과 희망을 줍니다.
전통 채색화의 시작은 나를 위한 그림이었으나, 후에는 그림 하나마다 누군가를 생각하고 그를 위한 의미를 담으며, 되려 위안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첫 개인전을 필두로 새로운 시작을 위한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어 보려 합니다.
이번 전시회에는 수상작 일부와 그동안 전시한 작품과 함께 합니다.
작품에 담은 ‘앞으로 잘 될거야’라는 위로와 더불어 ‘내가 너를 생각해’,’너를 응원하고, 너를 위해 기도해’라는 지지와 응원을 같이 읽어 주셨으면 기쁘겠습니다.
일로연과도(⼀鷺蓮果圖)
일로연과도(⼀鷺蓮果圖)는 한 마리의 백로와 연꽃의 연밥을 그린 그림으로 한 번에 연달아 과거에급제하라는 일로연과 (⼀路連科)와 음이 같아 시험 합격의 기원과 격려를 담고 있는 그림입니다.
<일로연과도:기도>의 백로와 연밥은 공부하는이들의길잡이인 책 위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는 시험 합격은 물론 소망하는 이상향에 도달하기 바라는 염원을 담았습니다.
아들의 책장
‘아들의 책장’은 물살이 세고 거친 용문(⿓⾨)을 거슬러 오른 잉어가 용이 된다는등용문을 담은 어변성룡도를 기반으로 그린 그림입니다.
책장에 쌓인 아들의 책들에서 작은 잉어들이 나오고, 그잉어가 자라, 폭포를 거슬러 올라 마침내용이 됩니다.
잉어의 꿈이 실현되는 장소가 용문(⿓⾨)이 아닌 아들의공간(책장)으로 설정, 책가도의 형식을 빌어서 표현하였습니다. 책가도의 기물 대신에 어변성룡도를 담음으로써 자녀의 노력과 땀으로 그 뜻을 크게 펼쳐 입신 양명, 영달(榮達)하길 염원하는 부모의 소망을 표현하였습니다.
기명도
보배롭고 진귀한 제기, 식기, 화기등의 그릇을 그린 그림을 기명도라 합니다.
그 귀한 것들이 층층이 쌓였으니, 얼마나 값질까요?
쌓인 그릇만큼 복을 담길 바라는 소망을 나타냈습니다.
금계수복도
닭은 울음으로써 새벽을 알리는 빛의 도래를 예고하는 존재 입니다.
이는 닭이 빛의 도래를 예고하는 존재로써 희망의 뜻을 품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닭이 울자 어둠이 가시고 동이 틉니다.
하늘의 별을 각각 다른 크기의 수(壽), 복(福) 문자로 표현함 으로써 조형성을 살려보았고, 다가올 아침이 좋은 일만 가득할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습니다.
백수백복도
수(壽)자와 복(福)자를 교차해서 반복적으로 나열하는 구도를 가진 형태의 그림으로,글자의 모양을 제각기하여 회화로서의 심미성을 높인 그림입니다.
이번에 재현해 본 백수백폭도는 18세기 자수 병풍을 모사한 것으로 종이의 질감을 삼베처럼 표현하였습니다.
어변문자도
거친 삼베처럼 질감을 표현한 종이 위에 충,신,예,의 4개의 문자가 배열되어 있고, 글자 사이 사이에 거친 물을 거슬러 올라가 용이 된 잉어에서 유래된, 어변성룡도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는 용문에 오른 후 충신예의로 입신출세하라는 기원을 담은 것입니다.
충신예의의 의미가 과거와 달라진 만큼, 현대에 맞도록 새로운 방식으로 충신예의 문자도를 시도 했습니다.
모란공작도
모란공작도는 모란과 공작을 그려, 부귀 영화와 가족의화목 등을 기원하는그림으로, 기존작품에서와 달리, 모란을 꽃병에 꽂아 두고, 그 꽃병에 백공작이 앉아 있게 하였습니다.
이는 모란과 공작의 의미하는 바가 집안에 ,내 가까이에 있음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파란 화병과 흰공작, 빨간 모란이 대비를 이루어 공작의 우아함과 도도함을 강조했습니다.
연화도
연화도(부제:축!福)는 여름 연못에 하얀 연꽃 한 송이와 연자가 피어있고, 연못에는 한 쌍에 금붕어, 그리고 이들을바라보는 물총새가 담겨 있습니다.
이는 금어를 통해 금옥만당(⾦⽟滿堂)을 염원하는 것입니다. 금과 옥, 금옥관자가집 안에 가득하다는 금옥만당(⾦⽟滿堂)은 재물의 풍요와 더불어 조정의 어진 신하가 집 안에 가득함을 의미합니다.
이 작품은 초심의 원기 왕성함과 새로 시작하는 이들을 위한 축복을 마음 가득 담았습니다.
Artist
하 선 영 | Ha sun 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