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 민 선
이번 전시는 호랑이에 관한 옛 이야기를 토대로 구성하였습니다.
복을 부르는 호랑이를 여러형태로 표현하면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알수 없는 앞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의 연속이라 생각합니다. 마치 호랑이와 마주친것과 같은 공포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자포자기 할 수 없는 것이기에 삶은 살아낸다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절체절명의 위기의 순간에도 분명 기회는 있을것입니다.
호랑이는 무서운 존재지만 내가 아닌 다른 곳을 노려보며 나를 지켜줄 것이란 믿음.
두려움을 극복하고 넘어선 뒤에는 선물같은 복됨이 살아낸것의 보답으로 찾아 올것이라는 희망을 담아 보았습니다.
호랑이의 눈 Ⅱ
호랑이 귀 뒤에는 흰 점이 있는데 뒤에서 공격당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고도 해서 호랑이의 눈이라 부릅니다.
호랑이와 마주한 공포의 순간이 인생의 두려움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 두려움과 맞서고 그 순간을 넘으면 반드시 선물처럼 복이 올 것이라 희망을 담고자 했습니다.
꽃가마1
신행길에 신부가 탄 가마는 호피를 덮어 장식을 했습니다.
이는 삿된 것으로부터 신부를 보호하는 벽사의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혼례병풍에 사용되는 모란과 호피를 함께 그려 결혼이라는 인생의 새로운 시작을 표현하였고,
기명도와 매치하여 사람의 그릇이 커짐으로 성장과 새로운 시작의 의미를 담았습니다.
인생의 새로운 시작에 삿된것의 방해없이 복되길 바라는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꽃가마2
꽃가마를 신행길의 신부가마로 볼 수도 있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 꽃가마는 꽃상여를 의미합니다.
혼례가 인생의 또다른 시작이라면 죽음은 인생의 마무리일 것입니다.
살아가는 것도 두려움이지만 그 끝을 마주하는 것도 공포를 느끼는 두려움입니다.
인생의 끝을 마주하며 살아 온 길을 뒤돌아 볼때 ‘잘 살아왔다’ 말 할 수 있는것이 두려움을 넘어선 최고의 복일 것이라 믿습니다.
문자도 : 효
호랑이 눈썹 이야기 작품입니다.
호랑이 눈썹을 통해 사람의 본성을 본다는 이야기로 호랑이의 혜안을 말합니다.
호랑이 눈썹(호미)를 통해 들여다본 마음속에 ‘효심을 담고 있는가’를 묻는 의미를 표현했습니다.
요즘 아동학대 뉴스가 많은데 마음속에 짐승을 담고 있는 사람들을 호랑이의 혜안으로 가려내고 싶단 생각이 들면서, 부모님께 지극한 사랑을 받아 효심이 가득한 사람으로 산다는 것 또한 복된 삶이라 생각했습니다.
엄마
태어나서 가장먼저 배우는 말. ‘엄마’
우리네 어머니들의 자식을 향한 사랑(Mother’s Love, Maternal Love, 母情)을 호랑이의 용맹함 그리고 지혜로움으로 담았습니다.
인간이 호랑이 새끼를 구해주고, 그에 대한 보은으로 호랑이가 인간을 도와준다는 「어미 호랑이의 보은」이라는 설화가 우리의 이야기가되길 바래봅니다.
범기명도
무동탄 호랑이 이야기를 아십니까?
호랑이 떼에게 잡아먹힐 위기 앞에 죽음을 각오한 나무꾼은 피리를 불었고, 무동탄 호랑이들이 춤을 추다 죽게 되어 그 가죽으로 큰 부자가 됐다는 이야기
흔들리는 기명도로 삶의 위기를 표현하고, 이를 복을 부르는 호랑이의 기운으로 극복할 수 있는 희망을 표현했습니다.
무동탄 호랑이 이야기처럼 위기의 순간에도 기회는 분명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담았습니다.
산수호도
다양한 곳에서 서식하고, 척박한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지의류는 공존과 상생을 의미합니다.
주로 단독생활을 하는 호랑이에 지의류를 입혔습니다.
각각의 호랑이가 어우러져 태산같은 견고한 신뢰를 이루듯이, 우리의 삶 또한 다양한 공존과 상생의 관계가 이루어 지기를 소망해 봅니다.
범기명도 : 모란
복을 담은 그릇 ‘기명도’를 호랑이가 품고있는, ‘범기명도’의 두번째 이야기입니다.
범기명도에 “모든 꽃의 왕[百花王]”, 부귀의 상징인 모란이 피어있습니다.
요즘처럼 힘든 시기에 모든이의 삶에 풍성하고 풍요로움이 가득차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범기명도 : 인연
복을 담은 그릇 ‘기명도’를 호랑이가 품고 있는, ‘범기명도’의 세 번째 이야기입니다.
신행길에 신부가 탄 가마에 호피를 장식하던 풍습은 삿 된 것으로부터 신부를 보호하는 벽사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삶 속에 인연을 맺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를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소중한 관계맺음에 신부를 보호하던 벽사의 의미를 담고자 합니다.
인(因)과 연(緣)
관계를 맺는 의미를 가지며, 사람은 인연에 의하여 생멸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인(因)’도 좋아야 하지만 ‘연(緣)’도 또한 좋아야 소중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것입니다.
모든 관계맺음이 바른 ’인(因)’을 통해 더욱 견고하고, 아름다운 ‘연(緣)’이 되기를 바라며, 그것이 그릇되지 않도록 지키고자 하는 마음입니다.
사인검(四寅劍)
사인검은 조선시대 왕실에서 호랑이의 위력을 빌려 사귀를물리치고 국운과 왕실의 안녕을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인(寅)이 네 번 겹치는 날 만들어졌으며, 인(寅)에 담긴 양의 기운을 중시하고 땅에 생명의 기운을 불러일으키는 봄의 기운을 상징 합니다. 또한 북두칠성을 새겨 하늘과 별의 정기를 받아 신령스러운 힘을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이 담겨있습니다.
이러한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배경에 줄무늬로 네 마리 호랑이를 표현하고 북두칠성을 크게 강조하였습니다. 조선 왕실에서 그러했듯 COVID19로 힘들어진 상황을 호랑이의 기운으로 벗어나고자 하는 소망을 담았습니다.
청실홍실2021 한지, 분채, 동분 110×73cm
청실홍실은 혼례에 쓰는 남색과 붉은색의 명주실 테를 말합니다.
각각의 의미를 뜻하는 범기명도-삿된것을 물리치는 호랑이와 복을 담는 그릇-의 조화를 통해 삶의 조화를 이루기를 염원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