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가계도
Family Tree Portraits
정두희 개인전
Doo Hee Chung
Solo Exhibition
2017. 6. 16 (금) — 6. 26 (월)
11:00 a.m. — 06:00 p.m. (무휴)
갤러리 한옥
서울특별시 종로구 가회동 30-10
플로리다 가계도
Family Tree Portraits
가계도
현존하는 조선시대 어진(御眞) 및 초상화 등의 복원모사본을 제작하면서 전통 회화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조선의 초상화 제작 기법을 분석하면서 인물을 나타내는 독특한 표현법을 배워 가는 중이다. 어느 순간부터 그 표현법으로 주변 인물들을 해석하고 바라보기 시작했다. 외국인 남편 가족들과 오랜 시간을 같이 지내는 동안에도 그들의 모습을 전통 초상 기법으로 읽어내고 있었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 플로리다에서 체류하며 가족들의 초상화를 제작했다. 초상화의 주인공들은 클레어런스(Clarence)와 마지 그로브즈(Marge Groves) 부부, 여섯 명 자녀 중 테리(Terry)와 남편 존 컴버레지(John Cumberledge), 그들의 세 아들 부부, 마지막으로 반려견 코비(Kobe)와 덱스터(Dexter)이다. 가족의 일원으로서 바라 본 그들은 외조부모를 중심으로 강한 결속력을 가진 삼대 가족이다. 또한 서로 다른 지역, 나라의 문화에 기반을 둔 다문화 가족이다. 그 속에서 반려견 또한 가족 구성원으로 인정한다. 강력한 가족 공동체를 이루면서 각자의 개성과 인격을 존중하는 가족 구성원들을 ‘가계도’ 속 초상화로 담아내고자 했다.
전시에서 각 초상화는 개인의 특징과 성격을 드러내며, 전체 구성은 가계도의 구조를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이 가족의 중심인 외조부모를 전신상으로 다시 담아내어 가족 구성원 내에서의 위상을 보여준다.
초상화
왕의 초상을 일컫는 어진은 당대 최고의 화원들이 제작한 것으로 전통 초상 기법의 높은 수준을 짐작케 한다.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태조(太祖)어진>, <원종(元宗)어진>, <영조(英祖)어진>, <순종황제(純宗皇帝)어진>과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고종(高宗)어진>의 복원모사본을 제작했다. 그리고 조선시대 공신도상과 사대부 초상들의 복원모사본을 제작하면서 조선시대 초상화가들이 대상의 정신을 담아내는 핍진(逼眞)함을 배우고자 했다. 이 과정에서 전통 초상의 특징을 구분하고 재료와 기법에 대한 연구를 심화할 수 있었다.
전통 초상화의 제작 과정은 밑그림이 되는 초본(草本) 과정, 비단에 선을 긋는 상초(上綃) 과정, 비단의 뒷면을 채색하는 배채(背彩) 과정, 비단의 앞면을 채색하는 전채(前彩) 과정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 중 배채 과정은 투명한 비단의 특징을 효과적으로 사용한 기법이다. 전통 안료는 무기(無機) 안료와 유기(有機) 안료로 나눌 수 있다. 무기 안료는 광물성 석채(石彩)와 합성 무기물인 연백(鉛白) 등이 있다. 유기 안료는 연지(臙脂), 등황(橙黃), 쪽[남, 藍] 등이 있다. 조선 초상화 기법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얼굴의 배채는 대체로 연백에 무기 안료, 또는 유기 안료를 섞어 채색한다. 얼굴의 전채는 무기 안료인 주(朱)와 유기 안료 등을 사용한다.
이러한 전통 초상화 재료 기법을 바탕으로 ‘플로리다 가계도’ 전시의 초상화들을 제작했으나 전통 초상화와의 차이점들이 있다. 우선 다양한 인종의 인물들을 그려내고 있는 부분이다. 피부, 모발, 눈동자 등의 색이 다양하며, 이목구비(耳目口鼻)의 구조 또한 차이가 난다. 전통 초상 제작 기법을 활용하여 각 인물들의 외향적 특징을 묘사하고 나아가 그 인물의 성정(性情)까지 드러내고자 했다. 그리고 여성의 초상화를 함께 구성한 부분이 전통 초상화의 특징과 구분된다. 조선 초기에 제작된 여성 초상화는 대부분 남아 있지 않으며, 조선 중기 이후 유교적 사회 분위기 속에서 여성의 초상화를 거의 그리지 않았다. 이 전시에서는 가족 구성원인 여성들도 초상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초상 제작 기법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7세기 공신도상에서 바닥에 깔려 있는 중국산 카펫, 즉 채전(彩氈)은 다양한 색의 점묘로 이루어져 있다. 이번 전시의 전신상에서 실제 인물이 사용하고 있는 카펫은 황갈색의 점묘로 표현하였다. 조선시대 어진에서 금색 용보의 배면은 금박, 전면은 금분을 사용한다. 이번 전시의 초상화들에서는 손목시계, 안경 부분, 브로치, 신발 장식 등 소재를 달리 하여 그 기법을 응용했다. 전통 초상화 제작 기법에 바탕을 두면서 현재의 실제 대상을 드러내고자 변용한 부분들이다.
앞으로 전통 회화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다양한 인물상을 새롭게 읽어나가는 것을 병행하고자 한다. 더 많은 수련과 고민을 거쳐 다음 인물들과의 만남을 이어갈 것이다.
2017년 여름
남초(南草) 정두희
마지 그로브즈 Marge Groves
비단에 채색 Pigment on silk 43×33cm 2017
클레어런스 그로브즈 Clarence Groves
비단에 채색 Pigment on silk 43×33cm 2017
클레어런스 그로브즈 Clarence Groves
비단에 채색 Pigment on silk 43×33cm 2017
마지 그로브즈 Marge Groves
비단에 채색 Pigment on silk 43×33cm 2017
테리 컴버레지 Terry Cumberledge
비단에 채색 Pigment on silk 43×33cm 2017
존 컴버레지 John Cumberledge
비단에 채색 Pigment on silk 43×33cm 2017
존 컴버레지 John Cumberledge
비단에 채색 Pigment on silk 43×33cm 2017
테리 컴버레지 Terry Cumberledge
비단에 채색 Pigment on silk 43×33cm 2017
미셸 컴버레지 Michelle Cumberledge
비단에 채색 Pigment on silk 43×33cm 2017
매튜 컴버레지 Matthew Cumberledge
비단에 채색 Pigment on silk 43×33cm 2017
매튜 컴버레지 Matthew Cumberledge
비단에 채색 Pigment on silk 43×33cm 2017
미셸 컴버레지 Michelle Cumberledge
비단에 채색 Pigment on silk 43×33cm 2017
정두희 Doo Hee Chung
비단에 채색 Pigment on silk 43×33cm 2017
애론 컴버레지 Aaron Cumberledge
비단에 채색 Pigment on silk 43×33cm 2017
애론 컴버레지 Aaron Cumberledge
비단에 채색 Pigment on silk 43×33cm 2017
정두희 Doo Hee Chung
비단에 채색 Pigment on silk 43×33cm 2017
써머 컴버레지 Summer Cumberledge
비단에 채색 Pigment on silk 43×33cm 2017
제시 컴버레지 Jesse Cumberledge
비단에 채색 Pigment on silk 43×33cm 2017
제시 컴버레지 Jesse Cumberledge
비단에 채색 Pigment on silk 43×33cm 2017
써머 컴버레지 Summer Cumberledge
비단에 채색 Pigment on silk 43×33cm 2017
코비 컴버레지 Kobe Cumberledge
비단에 채색 Pigment on silk 43×33cm 2017
덱스터 컴버레지 Dexter Cumberledge
비단에 채색 Pigment on silk 43×33cm 2017
Profile
정두희 / 鄭斗喜 / DOO HEE CHUNG
2012 서울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 동양화 전공 박사
2004 서울대학교 대학원 동양화과 석사
2001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학사
1997 서울예술고등학교 미술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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