繪事後素 – 자연으로부터 벗 삼다

丁酉年 春風 繪事後素를 되새겨 본다. 이는 ‘그림 그리는 일은 흰 바탕이 있은 후이다’라는 뜻이며, 각고의 참구 끝에 지식의 유한성과 생명의 유한함을 인정하는 삶의 통찰이다.

이번 전시를 준비한 작가들은 미학적 원리를 비롯한 형식이나 재료를 옛 동양의 것에서 주로 취하였다. 또한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새로운 예술을 시도하기보다는, 다가올 미래를 먼저 오리지널한 소재들로 벗 삼았다. 이는 과거는 지나간 미래이며, 미래는 다가올 과거이기 때문이다.

자유로운 개성과 방향을 짚어보며, 전통과 현대를 잇기 위한 작가들의 행보가 예술적 성취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김형준
소외된 대상 혹은 선망의 대상에서 미적 요소를 추출하여 어린 시절의 추억이 깃든 비현실적 요소와 결합하여 표현함으로써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 머무른 구상 세계를 표현하고자 한다.

Modern Nature 2017-6, 27×22cm, 한지에 먹과 색, 2017

Modern Nature 2017-5, 22×27cm, 한지에 먹과 색, 2017

Modern Nature 2017-4, 22×27cm, 한지에 먹과 색, 2017

박경묵
소나무와 파도형상은 뜨거운 태양과 바람을 향유한다. 이를 무념으로 다가가 멋에 취하기 보단 항상성과 몸부림으로 관조하게 된다.

無極, 33.4×45.5cm, 종이에 먹, 채색, 2017

詠松, 22×27.3cm, 종이에 먹, 채색, 2017

詠松, 22×27.3cm, 종이에 먹, 채색, 2017

정헌칠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연꽃은 주위의 물을 정화시키면서, 맑고 깨끗한 꽃을 피워 아주 오래전 부터 많은 민족에게 사랑받아온 꽃이다.
연꽃은 글을 짓거나 그리기로 하였던 소재중의 하나로 나 또한 자연에 대한 동경과 자연의 일부라 바라본다.

시점1, 45.5×41cm, 화선지에 먹, 채색, 2017

연밭, 22×27.3cm, 화선지에 먹, 채색, 2017

시점1, 45.5×41cm, 화선지에 먹, 채색, 2017

최점복
인생에서 만나고 싶은 간절함과 소중함에 대한 삶을 심오한 불교의 세계를 그림으로 표현하고, 순수한 자연 속에 스며든 조화로운 세계를 담아내어 세상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고자 한다.

반야심경(般若心經), 비단에 석채, 금니, 85×59cm, 2017

백의관음(白衣觀音), 비단에 석채, 금니, 43×51cm, 2017

대자대비 관세음보살, 45.6×33.6cm, 비단에 석채, 금니,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