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풍경

김 수 진  개 인 전

KIM SU JIN

Solo Exhibition

글의 풍경

김 수 진  개 인 전

KIM SU JIN

Solo Exhibition

2019. 2. 20 (WED) — 2. 26 (TUE)

관람시간
10:00 a.m. – 06:00 p.m.

DONGDUK ART GALLERY

동덕 아트 갤러리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68
B1 / C전시실

전 시 풍 경 │ Beyond Exhibition

 

글의 풍경

김 수 진

산은 몸이 좋은 돌이다.

나는 몸이 좋은 사람이다. 좋은 몸으로 산을 오르고 도시를 걸으며 모필로 사생한다. 발로 북한산 풍경을 만나고 손으로 옛사람의 문장을 어루만지니 마음이 말을 건다.

붓은 먹의 일을 거들어 검은색을 내는데 다루는 사람의 온기와 애정에 따라서도 각기 다른 색을 나타낸다. 또 나는 몸의 덩어리 같은 돌에 어떤 형상을 닮은 글씨를 새기는 전각 작업을 한다. 돌을 손안에 쥐고 칼로 바느질 하듯 한 땀 한 땀 새겨가다 보면, 돌이 몸의 온기를 담아 따뜻해지고 칼의 말로 이야기가 엮어진다.

몸을 움직여 하는 작업은 풍경을 육화시킨 어떤 시대의 사유 방식을 엿볼 수 있다. 그래서 몸의 덩어리를 닮은 돌의 몸 같은 바위나 산을 소재로 삼아 수묵과 석채를 재료로 사용했다.

지금의 수묵은 그저 물로 풀어 쓰는 검정물감 같고, 산수 그림은 너무도 친근해 도리어 낯선 풍경화 같다. 하지만 내 몸과 섞인 수묵의 재료는 몸을 움직여 얻어진 신체성의 기운을 잘 받아준다. 돌가루의 재료는 여러 번 쌓아 올려 올려지면서 밑 색과의 단절을 잘 받아주는데 아교를 바르기 전에 천은 다 흘려버리지만 앞뒤로 여러 번 바르면서 구멍을 막은 바탕은 바탕으로의 준비를 끝낸다. 뒤에서 채색하고 앞에서 그리는 방식은 다시 재료끼리 소통한다. 겹쳐지면서 소통하는게 아니라 단절 시키면서 통섭한다.

사생과 수묵의 신체성을 좋아하는 나는 생각으로 그림을 더듬지 않는다. 거대한 돌산이 하늘과 땅의 일을 거들어 몸으로 다가 올 때 칼로 말을 부리는 것처럼 풍경도 붓의 말로 다가온다. 이때 그들과 만나는 내 몸은 재료가 되어 다시 몸이 좋은 사람으로 거듭난다.

돌의 몸-인수봉, 2019, 163×100cm, 천에 먹 채색

글의 풍경 1, 2018, 163×100cm, 천에 채색

글의 풍경 3, 2019, 163×100cm, 천에 먹 채색

글의 풍경-博涉, 2018, 50×50cm, 천에 채색

솔방울 장기를 두다, 2019, 138×49cm, 천에 먹 채색

글의 풍경-愼思, 2019, 50×50cm, 천에 먹 채색